현희누나 핸드폰 벨소리 'Tell me' 3번에 잠이 깼어. 어제 술먹고 늦잠 자서 그런지, 'Tell me' 풀 버전을 3번이나 들어도 아무도 일어난사람이 없어. 마치 일부로 시체놀이 하는 사람들처럼...7시에 잠에서 일어났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어두웠어. '벌써부터 우기가 시작되었나? 비가 올까?'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원래 태국 아침의 하늘색이 마치 비 오는 어두운 색과 같았어.
"정말 다행이야. 아직 건기라서.."
우린 기다리던 방콕에서의 아침을 맞이했어. 어두웠던 구름색도 몇 시간이 지나니 햇빛도 내려 쬐고, 날씨도 굉장히 더웠어. 어제만해도 추워서 목도리 둘둘 걸치고서 떨었었는데, 오늘은 더워서 훌렁훌렁 다 벗고 다닐 지경이라니.. 그래도 우리나라 여름과는 달리 덥기만 하고 습하진 않아서 기분은 좋아.
"우리나라 여름도 이렇게 습하지 않은 여름이었으면.."
아침을 먹기 위해 우리는 'Koko walk' 식당가로 향했어. 해가 저 위에서 내 정수리를 쏴대고 있는데, 당연히 오픈 했겠지 하는 생각에 갔는데, 그 많은 매장 중에 단 2군데만 문을 열었어.
-3가지맛도시락
.소세지 - 단맛이 강함. 뭐랄까 약간 느끼하게 단맛?
.치킨 커리 - 또 낚인 기분. 기내식에서 먹은 바로 그 맛.
.야채+고기 Mix된..이상한 반찬 – 말 못할 맛. 수정과 맛 고기?
배 좀 살짝 채우고 'Siam Center'
'Siam Center'는 뭐랄까, 그냥 우리나라의 약간 고급스러운 백화점 같은 분위기였어. 단지 우리나라 백화점보다 사람이 덜 많고, 이벤트는 많은 그런 분위기? 근데 약간 충격적인건 Levis 바지가 대부분 5만원 정도였고, 시계는 이벤트기간이라서 비싼 메이커도 7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충격적이었지.
(와코루라는 여자속옷매장도 있었는데, 듣기로는 우리나라에서 10만원대 하는 속옷들도 3만원이면 살 수 있었어)
우리나라에서 대체 Levis 세금을 얼마나 붙여 먹는다는 건지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어. 어쨌든 다른 Adidas나 Nike 같은 스포츠매장은 별다른 가격차이는 느끼지 못했고, 단지 다양한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어.
"우리나라 사람들과 여기 사람들의 보는 디자인 스타일도 다르니까, 나오는 것도 우리나라 디자인과 다르다는 모습."
어쨌든 우리는 'Siam Center'에서 볼거리를 다 즐기고 'Siam Square'로 갔어. 가이드북에는 'Siam Square'에서 대학생들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물건들을 많이 살수 있다 어쩐다 써놔서 가봤더니, 내가 생각하던 학생들이 길거리에 매장을 여는 그런 식은 아니었어. 굉장히 실망감이... 어쨌든 위로로 '코코넛 주스'를 즐기고자 사먹었는데, 얼음물에 들어있던 느낌과는 달리 미적지근하고 달지도 않고.. 20B이 아깝다고 느껴진 주스 중에 하나였어.
"다신 코코넛 주스를 사먹지 않겠다"
-코코넛주스
시원할 수가 없는 두꺼운 껍질. 달지도 않고 맛 없음.
-Siam Center(즐길 거리, 각종 이벤트 ex- 가수지망생 event
-Siam Paragon(메이커 제품 판매. 배낭여행객에겐 거리감)
-MBK(동대문시장분위기, 배낭여행객에게 친근하지만, 이미테이션이 많다.)
-Siam Square(그냥 길거리..먹자골목분위기는 좋았음)
그렇게 'Siam Square'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다가 MBK(마분콩)매장으로 들어갔어. 가이드북에 나온 것처럼 몇 천 개의 노점과 싼 가격으로 경쟁하는 Shop들이 많았어. 하지만, 가이드북 말대로 이미테이션들이 매장을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심하게 받았어. 물론 그 몇 천 개의 매장 중에 잘 고르면 좋은 물건들도 고를 수는 있겠지만, 그만한 시간을 들여서까지 쇼핑하고 싶진 않았어. 그러다 태사랑 지도를 보며 P. Pleon에 들어갔어.
1시간에 180B(5400원)에 발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시원한 느낌은 몰라. 하지만 그 시간 동안 태국 사람들하고 대화하면서 웃을 수 있는 1시간이 180B이었다면 난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그 나라의 언어를 능숙하진 못하더라도 자꾸 자꾸 말하다 보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정말 여기서 다양한 태국인들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여유롭기도 하면서, 해맑은 웃음을 잃지도 않고, 그 웃음이 가식적이지도 않아. 정말 진솔한 모습을 보인 분들..
-P.Pleon Massage Shop
태사랑에도 나왔을 정도로 유명한 마사지 샵. 발 마사지 같은 경우 시원하기도 했지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A+
어찌되었던 우리는 계획했던 일정대로 남부터미널로 가기 위해"A one inn"에 가서 맡긴 짐을 들고 버스를 타러 "Siam Center"앞으로 향했어.
79번 버스를 타고 가면 1人 - 18B(600원정도)에 남부터미널까지 직행으로 갈 수 있다고 해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그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보고 30분을 기다렸던 버스를 보내고 그냥 "Siam Paragon" 앞에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탔어. 하지만 잘했다고 생각해. 우리는 그 당시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편안하게 갈 수 있었으니까.(Siam - 남부터미널 까지 택시비용 110B(3300원))
남부터미널은 깔끔하고 굉장히 컸어. 인상적인 것은 우리나라 강남센트럴시티처럼, 지역마다 창구가 따로 있어서, 기다리는 사람 없이 금방 표를 구입할 수 있고, 지정석제도로 버스 시스템이 잘 되어있었다는 것.
이후 우리는 별 일 없이 KFC에서 체력보충을 든든하게 하고, 640B(19500원) 12시간이나 걸리는 끄라비행 버스를 탔어.
1등석 에어컨 버스. 우리는 나름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느낀 바로는 굉장히 좋은 버스였어!
티비도 잘 나오고, 물,과자,빵,담요,휴게실 식권 등등 서비스도 좋고, 화장실도 있고.. 부족한 점 없던 버스야. 한번쯤 이용해 볼만한 버스인 듯 싶어.
-KFC(태국)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맛은 없지만, 치킨은 정말 맵고 짜다!
-남부터미널
생각보다 굉장히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있고, 정확한 규칙들이 정해져 있어 편안하게 버스를 탈 수 있는 곳.
-1등급 에어컨 버스
편안한 의자, 추울 정도의 에어컨(담요를 꼭 덮고 자야 함) 서비스로 주는 물(물을 사가지고 가면 우리처럼 낭패), 빵, 과자, 저녁 식권 등 많은 서비스. 650B이 아깝지 않음